태국 이름 문화를 처음 접한 한국인은 조금 당황할 수 있습니다. 공식 서류에 적힌 이름은 길고 어려운데, 정작 가족이나 친구들은 전혀 다른 짧은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이나 학교에서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사람인데도 공식 본명보다 ชื่อเล่น(츠렌·별명)으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본명이 있는데 왜 굳이 다른 이름을 사용하지?”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본명과 츠렌이 서로 경쟁하는 이름이 아니라 각자 다른 역할을 가진 두 개의 이름 체계에 가깝습니다.
공식적인 상황에서는 본명을 사용하고,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는 짧은 츠렌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태국 이름 문화의 7가지 특징과 한국 이름 문화와의 차이를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태국 이름 문화 1: 본명과 츠렌을 함께 사용한다
태국 사람에게는 일반적으로 공식적인 이름과 일상에서 사용하는 츠렌이 있습니다.
태국어로 츠렌은 ชื่อเล่น이라고 씁니다.
직역하면 놀이 이름, 즉 별명에 가까운 표현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생각하는 별명과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의 별명은
- 친구가 만들어주거나
- 외모나 행동 때문에 생기거나
- 특정 시기에만 사용하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태국의 츠렌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주어지고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됩니다.
가족이나 친구뿐 아니라 학교와 직장에서도 츠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태국의 츠렌은 단순한 장난스러운 별명이라기보다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또 하나의 이름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태국 이름 문화 2: 츠렌은 본명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
한국인은 별명이라고 하면 보통 본명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민수 → 민
지현 → 지니
처럼 이름을 줄이는 식입니다.
태국에도 본명에서 따온 츠렌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태국의 츠렌은 본명과 전혀 관계없는 단어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Nok → 새
Som → 오렌지
처럼 동물이나 과일에서 가져온 이름도 있습니다.
현대에는 영어 단어나 브랜드, 음식, 사물 등 매우 다양한 표현이 츠렌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즉 태국 이름 문화에서는 본명과 츠렌의 의미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규칙 자체가 없습니다.
호주의 Cultural Atlas 역시 태국인의 츠렌은 보통 한두 음절로 짧고 본명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고 설명합니다. (Cultural Atlas)
태국 이름 문화 3: 공식 이름은 왜 이렇게 길까?
한국인이 태국 이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태국 사람의 공식 이름과 성씨는 한국 이름에 비해 상당히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태국 이름에는 팔리어나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어휘가 많이 사용됩니다.
좋은 의미와 길한 의미, 부모의 기대 등을 여러 음절로 조합하면서 이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태국어 자체도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에서 많은 어휘를 받아들였습니다. (위키백과)
따라서 공식 이름에는
- 성공
- 지혜
- 번영
- 아름다움
- 명예
- 행운
등 긍정적인 의미를 담은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태국 본명은 단순히 쉽게 부르는 이름이라기보다 의미와 상징을 담은 공식적인 이름의 성격이 강합니다.
태국 성씨가 긴 데는 역사적인 이유도 있다
여기서 태국 이름 문화의 중요한 역사를 하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태국에서 오늘날과 같은 성씨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태국에서는 1913년 성씨법이 도입되면서 성씨 사용이 법적으로 요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대부분의 일반인이 오늘날과 같은 가족 성씨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의회 도서관 블로그)
새로운 성씨를 만들어야 하는 가정이 많았고, 다른 가족과 구별되는 성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오늘날 태국의 개인이름 관련 법에서도 신규 성씨가 기존 성씨와 중복되지 않도록 하는 원칙이 존재합니다. (위키백과)
이러한 역사 역시 태국의 성씨가 매우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길어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과 태국의 이름 순서는 같다
한국인이 헷갈릴 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태국 이름은 영어와 비슷한 순서를 사용합니다.
이름 + 성 순서입니다.
예를 들어 Somchai ABC라는 사람이 있다면 Somchai가 이름이고 ABC가 성씨입니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성 + 이름순서이기 때문에 반대입니다.
따라서 태국인의 여권이나 공식 이름을 볼 때 가장 앞에 나온 단어를 성씨라고 생각하면 실수할 수 있습니다.
태국 이름의 기본 순서는 Given Name + Family Name입니다. (Cultural Atlas)
태국 이름 문화 4: 성보다 이름으로 사람을 부른다
한국에서는 김 과장님, 박 선생님, 이 교수님처럼 성을 이용해 사람을 부르는 방식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성만 따로 떼어서 상대를 부르는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름 또는 츠렌을 중심으로 사람을 부릅니다.
격식을 갖춰야 한다면 이름 앞에 คุณ (Khun·쿤)을 붙이는 방식이 매우 흔합니다.
예를 들어 Somchai라는 사람에게 공손하게 말한다면 Khun Somchai처럼 부를 수 있습니다.
성씨를 붙여 Mr. + 성 형태로 부르는 영어식 호칭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Cultural Atlas 역시 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Khun + 이름 형태로 상대를 공손하게 부른다고 설명합니다. (Cultural Atlas)
태국에서 ‘쿤 + 이름’은 한국의 ‘○○씨’와 비슷할까?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한국인이 이해하기에는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이나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상황에서 Khun + 이름을 사용하면 비교적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คุณสมชาย(Khun Somchai)처럼 말합니다.
다만 친한 친구끼리는 Khun을 생략하고 이름이나 츠렌만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관계에 따라 พี่ (피·손윗사람), น้อง (농·손아랫사람)같은 친족형 호칭을 이름 앞에 붙여 사용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따라서 태국의 호칭문화는 성씨보다 상대와의 관계 + 이름 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태국 이름 문화 5: 츠렌은 학교와 직장에서도 사용한다
한국의 별명과 가장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한국에서 직장 상사를 공식적인 별명으로 부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츠렌 자체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이름이기 때문에 학교나 직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을 때도 공식 본명보다 “저는 ○○라고 부르면 됩니다.” 라며 츠렌을 알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태국인과 오래 알고 지냈는데도 그 사람의 전체 공식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태국 이름 관련 자료에서도 일상적인 사회관계에서 츠렌이 매우 널리 사용되고, 경우에 따라 주변 사람들이 공식 이름보다 츠렌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위키백과)
태국 이름 문화 6: 좋은 의미를 가진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태국의 공식 이름에는 의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직접 이름을 정하기도 하지만 가족에 따라서는
- 승려
- 점성술
- 이름 전문가
- 길한 날짜나 음운
등을 참고해 이름을 짓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태국 이름을 번역해 보면 성공, 행운, 지혜, 빛, 번영, 아름다움 등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태국인이 종교나 점성술을 기준으로 이름을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에는 부모가 단순히 발음이 마음에 들거나 의미가 좋아서 이름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태국인은 모두 승려에게 이름을 받는다.”라고 이해하면 지나친 일반화입니다.
태국에서는 이름을 바꾸는 사람도 있다
태국에서는 개인에 따라 공식 이름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름의 의미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더 좋은 의미를 원하거나, 새로운 출발을 원하거나, 점성술적 이유 등을 고려해 이름을 변경하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태국 사람이 이름을 자주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보다 좋은 의미와 운을 이름에 연결해 생각하는 문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태국 이름 문화 7: 츠렌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한다
과거의 츠렌에는
- 동물
- 색
- 신체 특징
- 자연물
등과 관련된 짧은 이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대 태국의 츠렌은 훨씬 다양합니다.
영어 단어, 음식, 자동차, 스포츠, 브랜드, 외국어 등에서 가져온 표현도 사용됩니다.
따라서 태국인의 츠렌만 보고 “이게 정말 사람 이름인가?” 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태국 이름 문화에서는 츠렌의 목적이 반드시 아름다운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쉽게 부르고 구별할 수 있는 생활용 이름의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태국인은 왜 굳이 츠렌을 계속 사용할까?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짧은 생활 이름을 사용해온 전통이 있었고, 이후 공식 이름과 성씨 체계가 발달하면서 일상적인 이름과 공식 이름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분리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본명이 너무 길어서 사람들이 별명을 새로 만들었다”고 이해하는 것은 조금 단순한 설명입니다.
츠렌 문화는 공식 이름이 길어지기 전부터 존재했고 현대까지 이어진 생활문화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태국에서는 공식적인 정체성 = 본명, 일상적인 정체성 = 츠렌 이 자연스럽게 공존합니다.
한국과 태국 이름 문화는 무엇이 다를까?
두 나라를 비교하면 차이가 훨씬 쉽게 보입니다.
|
구분 |
한국 |
태국 |
|---|---|---|
|
이름 순서 |
성 + 이름 |
이름 + 성 |
|
성씨 역사 |
오래된 성씨문화 |
현대적 성씨 제도는 1913년부터 |
|
일상 호칭 |
이름·성+직함 등 |
이름·츠렌 중심 |
|
별명 |
보조적 |
일상 이름 역할 가능 |
|
별명 사용 |
친구 중심 |
가족·학교·직장에서도 널리 사용 |
|
공식 이름 |
일상에서도 사용 |
공식 상황 비중이 상대적으로 큼 |
|
공손한 호칭 |
○○씨·직책 등 |
Khun + 이름 |
|
이름 의미 |
중요 |
좋은 의미를 중요하게 보는 경우 많음 |
이 표에서 특히 중요한 차이는 별명의 역할입니다.
한국에서는 본명 > 별명 이라는 구조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본명과 츠렌이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는 츠렌이 오히려 공식 본명보다 훨씬 자주 사용될 수 있습니다.
태국 이름이 너무 길면 어떻게 불러야 할까?
태국 여행이나 생활 중 처음 만난 사람의 이름이 너무 길어서 당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어떻게 부르면 되나요?” 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대부분 자신이 평소 사용하는 이름이나 츠렌을 알려줄 것입니다.
공식적인 상황에서 본명을 알고 있다면 Khun + 이름 형태를 사용하는 것도 무난합니다.
반대로 한국식으로 성씨만 떼어 부르는 것은 태국에서는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태국인 이름을 저장할 때도 츠렌이 편하다
태국 사람과 친해지다 보면 휴대전화 연락처에도 본명보다 츠렌을 저장하는 경우가 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화에서 계속 츠렌만 사용한다면 공식 이름을 보고도 누구인지 바로 기억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계약이나 병원, 항공권, 은행, 행정서류에서는 반드시 공식 이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여권과 항공권처럼 신분확인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일상적인 츠렌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결국 태국 이름 문화에서는 공식 영역과 일상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태국 이름 문화와 태국어 호칭은 함께 알아두면 좋다
태국에서 사람을 어떻게 부르는지는 이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대방과의 나이와 관계에 따라 Khun, Phi(피), Nong(농)같은 표현도 사용됩니다.
그래서 태국 사람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는 방법을 이해하려면 이름 문화와 함께 태국의 호칭과 관계문화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태국 이름 문화를 한눈에 정리하면
태국 이름 문화의 핵심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1. 공식 이름과 츠렌을 함께 사용한다.
2. 츠렌은 본명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
3. 공식 이름과 성씨는 한국보다 길게 느껴질 수 있다.
4. 성씨보다 이름이나 츠렌 중심으로 사람을 부른다.
5. Khun + 이름이 대표적인 공손한 호칭이다.
6. 좋은 의미를 가진 공식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7. 츠렌은 가족뿐 아니라 학교와 직장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태국인을 처음 만났을 때 이름 때문에 당황할 일은 크게 줄어듭니다.
결론: 태국 이름 문화의 핵심은 ‘공식 이름과 생활 이름의 공존’
태국 이름 문화를 한국식 별명 문화와 똑같이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태국에는 공식적인 본명과 성씨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츠렌이 함께 존재합니다.
공식 이름은 행정과 계약, 학교 기록처럼 격식 있는 상황에서 중요하고, 츠렌은 가족과 친구, 학교와 직장 등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 매우 활발하게 사용됩니다.
여기에 태국에서는 성씨보다 이름을 중심으로 사람을 부르는 경향이 강하며, 공손하게 상대를 부를 때도 일반적으로 Khun + 이름 형태를 사용합니다.
또 태국의 현대적인 성씨 제도는 1913년부터 시작됐다는 점도 한국과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따라서 태국 이름이 길고 츠렌이 짧은 이유를 단순히 “본명이 길어서 별명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태국에는 원래부터 짧은 생활 이름을 사용하는 문화가 있었고, 이후 공식적인 이름과 성씨 제도가 발전하면서 두 이름 체계가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고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결국 태국 이름 문화의 핵심은 본명과 별명 중 어느 것이 진짜 이름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나와 일상적인 나를 서로 다른 이름으로 표현하는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처음에는 복잡해 보였던 긴 태국 이름과 짧은 츠렌이 오히려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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